S&P, 美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 ‘부정적’ 하향조정
입력 2011-04-19 13:06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S&P는 이날 성명에서 “같은 AAA 등급 국가와 비교해 막대한 재정적자, 급증하는 부채 그리고 이를 대처하는 데 예상되는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장기 전망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최고등급(AAA)인 신용등급 자체는 유지했다.
S&P 니콜라 스완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정책결정권자들은 여전히 개선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2013년까지 재정 악화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여야가 신뢰할 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미국의 재정 상황은 다른 동급 국가에 비해 현저히 악화될 것으로 S&P는 전망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메리 밀러 미 재무부 금융시장담당 차관보는 “미국 지도자들의 재정건전성 문제 대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는 부채 감축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합의한 재정삭감안이 채무와 적자 수준을 낮춰줄 것이라고 평가해 S&P와 대조를 이뤘다.
뉴욕 증시는 하락장으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11시40분(현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1.69% 하락한 1만2133선에 거래됐다. S&P 500지수도 1.58%, 나스닥 종합지수도 1.87% 하락했다.
S&P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은 미국의 재정적자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경고성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에 이어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계 경제에 후폭풍이 불어닥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2003~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5%에서 움직여 왔지만 2009년에는 재정적자 비율이 11% 이상으로 치솟았다. S&P는 미국의 연간 실질성장률이 3%에 근접한다고 가정할 때 재정적자는 점진적으로 줄겠지만 2013년 GDP 대비 지정적자 비율은 6%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지 우려된다”면서 “다만 최근 미국 내 고용이 살아나고 기업투자도 늘고 있어 조금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백민정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