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공격·성폭행 카다피군 범죄행위 계속”… 병원 관계자 등 잇단 폭로
입력 2011-04-18 21:25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민간인에 대한 반인류 범죄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현지 의료진이 잇달아 증언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동부 벵가지 중간지점 도시인 미스라타의 중앙병원 책임자인 할레드 아부 팔가는 18일(현지시간) “6주 전부터 시작된 카다피 군의 공격으로 1000여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중 80%는 민간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팔가는 “지난주부터 집속탄에 맞아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환자들이 늘었다”면서 증거로 사무실에 보관해 둔 무기를 보여줬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집속탄은 폭탄 내부에 수백 개의 새끼폭탄을 장착해 파괴력을 높인 것으로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그는 “카다피 측 저격수의 사격으로 머리와 목에 총상을 입은 사람의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주간 선데이타임스는 카다피 군이 민간인 여성을 대상으로 집단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독일에서 교육을 받은 의사 샤르카시는 “알고 있는 성폭행 사례가 100건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샤르카시는 “리비아에선 성폭행을 드러내는 게 금기지만 피해 여성들은 용기를 내 만행을 폭로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반인류적 범죄의 실상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적 낙인 때문에 피해사실 공개를 꺼리는 여성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 사례는 파악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부 지역에선 어린 여성들이 성폭행 피해를 두려워해 가족에게 차라리 자신을 죽여 달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카다피 측은 자국민을 상대로 이런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다피의 차남 샤이프 알이슬람은 “우리 국민에게 반하는 어떤 범죄도 저지른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그는 “리비아 정부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수백명이 숨졌다는 것은 거짓이다.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숨겨뒀다는 보고가 전쟁으로 이어졌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항변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