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3701억 유입… ETF 시장 뜨겁다
입력 2011-04-18 21:20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다. 평균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펀드보다 높을 뿐더러 수수료는 4분의 1 수준이어서 ETF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지난 14일 현재 7조2986억원이다. 지난달 말 6조9285억원에서 불과 열흘 동안 3701억원이 유입됐다. 2002년 처음 시장에 출시된 뒤 2007년 순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어섰고, 2009년 3조7890억원에서 지난해엔 6조57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만든 인덱스펀드로, 거래소에 종목으로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게 특징. 자산운용사가 자금을 모아 설정하는 형태는 펀드와 동일하만 개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게 펀드와 차이점이다.
코스피200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가 대표적인 기본 상품인데, 최근에는 특정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섹터 ETF부터 원유 구리 금 등에 투자하는 상품 ETF, 채권 ETF, 원·달러 환율 등에 투자하는 통화 ETF, 코스피200 수익률의 2배에 연동되는 레버리지 ETF 등 투자 수단이 다변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7년 21개에 불과했던 종목 수가 2008년(37개), 2009년(50개), 2010년(64개), 올 들어선 지난 14일까지 86개로 늘었다.
ETF는 기본적으로 코스피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낸다. 또 코스피200, 코스피100 등 업종 대표주 또는 우량주만 모아놓은 지수를 쫓아가기 때문에 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더 높다. 올 1분기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 수익률 상위 10개 중에 ‘KODEX에너지화학 ETF’(삼성자산운용)가 24.4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KODEX자동차 ETF’(삼성)가 3위(21.40%), ‘GIANT현대차그룹 ETF’(대신) 4위(19.97%) 등 상위를 휩쓸었다. 통상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목록에는 거의 대부분 ETF가 포함되기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 고수는 ETF 한두 개쯤은 갖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ETF가 통상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운용 제반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수수료가 수익률에서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편입 종목을 선정하고 교체할 때마다 투입되는 보수가 수익률에서 빠진다. 판매수수료도 거의 없다. 지난해 기준 국내 주식형 ETF의 연평균 보수는 0.43%로 일반 주식형펀드의 평균인 1.64%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ETF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자산운용업계도 상품을 속속 출시하며 각축전이 치열하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올 들어 21개의 상품을 쏟아내며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을 위협하고 있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김경학 증권상품개발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전체 펀드에서 ETF 비중이 5∼7%에 달하는 데 비해 국내 시장은 1.5% 수준에 불과해 성장잠재력이 크다”며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도 개별 종목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