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논란 번지는 ‘항공 조종사 빼가기’

입력 2011-04-18 19:03


항공업계에서 ‘조종사 빼가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경력 조종사 공채를 통해 에어부산 조종사 4명을 뽑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에도 에어부산 출신 부기장 1명을 채용한 바 있다. 이에 에어부산은 부산상공회의소와 함께 국민권익위원회, 국토해양부 등에 조종사 빼가기를 막아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내고 맞대응에 나섰다.

에어부산은 진정서를 통해 “대한항공의 에어부산 출신 조종사 채용은 기업윤리와 인사질서를 어지럽히고 신생 항공사가 투자한 시간과 교육훈련비를 공짜로 얻겠다는 부도덕한 행위”라며 “공정사회와 대·중소기업 상생에도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에어부산은 부기장급 조종사 육성에 기본훈련비 등 2억4000만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정당한 경력자 채용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가 특정 회사 인력만 집중적으로 선발했다면 우리 잘못이지만, 적정한 조건을 갖춘 인력이 스스로 경력 공채에 응시했고 이를 적법하게 채용했는데 왜 문제냐”면서 “저가항공사 출신이라고 안 뽑는다면 그것이 더 차별”이라고 반박했다. 저가항공의 급여는 대한항공 급여의 8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조종사 빼가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는 점이다. 저가항공사들이 운항 편수를 늘리면서 모든 항공사가 적극적으로 조종사 채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항공사들이 대거 인력 충원에 나서면서 국내 대형항공사 소속 조종사들을 스카우트하고 있어 인력 수급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종사 개인의 직업 이전 자유를 존중하되 모두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