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誌 전망…“차기 美국방은 예산전문가”
입력 2011-04-18 18:54
미국 차기 국방장관은 예산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재정적자 대규모 감축 노선이 인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오는 7월쯤 물러날 예정이다. 본인이 올해 퇴진을 언급한 바 있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는 7월을 게이츠의 퇴임 시기로 예측했다.
후임 국방장관의 당면 과제는 국방예산 절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12년간 안보 분야에서 예산 4000억 달러(약 440조원)를 추가로 줄이겠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상당한 규모여서 국방예산 절감은 결국 미국의 대외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후임 국방장관은 예산을 아끼면서 국방정책을 대폭 뜯어고쳐야 하는 일을 맡게 된다.
적임자로는 리언 파네타(73)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햄리(61)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 미첼 플루노이(51) 국방차관이 언급되고 있다고 FP가 보도했다. 파네타 국장은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으로 클린턴 정부 때 하원 예산위원장을 지낸 경력이 강점이다. 고령이 흠이다.
햄리 소장은 국방차관 등 국방부에서 8년간 고위 간부를 지내 국방예산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78년부터 6년간 의회 예산국에서 일한 적도 있다.
현 예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플루노이 차관의 내부 승진도 거론된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국방정책의 ‘근본적 재검토’를 맡을 적임자로 여겨진다. 미 국방부가 4년마다 발표하는 국방검토보고서(QDR)를 짜 왔다.
흥미로운 건 레이 메이버스 해군장관이 후보에서 빠졌다는 사실이다. 그는 2주 전까지만 해도 뉴욕타임스(NYT)가 꼽은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다. 메이버스 장관은 미시시피주 주지사와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낸 정치인 출신이어서 예산 및 국방정책 관련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