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원전 내부 고농도 방사능 검출
입력 2011-04-19 01:34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건물 내부에서 높은 수치의 방사선량이 측정돼 작업인력 투입이 어려운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미국이 제공한 무인 로봇을 전날 1호기에 투입, 방사선량을 조사한 결과 원자로 안 출입구 주변에서 시간당 270밀리시버트(m㏜)가 측정됐다고 발표했다. 긴급할 때 원전 현장 인력의 연간 피폭 한도인 250m㏜를 넘는 수치라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또 3호기의 원자로 건물 내에선 시간당 최고 57m㏜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원자로 건물 내부 온도는 1호기가 섭씨 28~29도, 3호기가 19~22도였다. 산소 농도는 1, 3호기 모두 21% 정도로 방사선량을 제외하면 작업 여건은 가능한 수준이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현장 인력이 원자로 안에 들어가 작업하는 건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제1원전 1~3호기의 수소폭발 방지를 위해 압력용기와 격납용기 사이에 질소를 주입한 뒤 민물 냉각수를 채우는 ‘수관’처리 방식으로 원자로를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격납용기에 손상이 없고, 주입된 물이 새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인데 격납용기 손상이 이미 확인된 상황이다.
2호기의 경우 격납용기와 연결된 압력억제실이 파손돼 물을 투입할 경우 고농도 오염수만 증가할 수 있다.
도쿄전력은 이날 2호기 원자로 건물 안에 있는 스키머 서지 탱크(사용후 연료 저장조에서 넘친 물이 고이는 곳)와 연결된 배관의 물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당 방사성 세슘 134 16만 베크렐(㏃), 방사성 세슘 137 15만㏃, 방사성 요오드 131 4100㏃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며 고농도 오염수가 검출됐다고 사용후 연료봉이 손상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8일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 노심 상태에 대해 연료 펠릿(핵연료심)이 녹아 손상됐다는 추정 결과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단계인 노심용해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이 제시한 ‘3개월 내 방사선량 감축, 6∼9개월 내 냉각 안정’ 로드맵은 현재로선 달성이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요시카와 히데카즈(吉川榮和) 교토대학 명예교수는 “원자로 등이 아직 제어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목표 실현은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원자력기술협회 이시카와 미치오 최고고문은 “현 상태에선 냉각이 최우선인데 로드맵은 이런저런 대책을 모두 모은 백화점식”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