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 ‘우파 포퓰리즘’ 확산 “이민 규제 강화… 포르투갈 자금지원 반대”

입력 2011-04-18 18:51


핀란드 총선에서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진짜 핀란드인’이 약진했다. 북유럽을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우파 성향의 정당이 세력을 키우면서 진보 세력과의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진짜 핀란드인’ 4년 새 5배 득표=17일(현지시간) 치러진 핀란드 총선에서 이민 규제 강화 등을 내세운 ‘진짜 핀란드인’이 득표율 19%를 기록해 전체 3위에 올랐다. 2007년 총선 당시엔 4.1%였다. ‘진짜 핀란드인’의 선전으로 핀란드는 국민연합당, 사민당, 중도당 등 이른바 ‘빅3’ 구도가 깨졌다.

1위는 현재 중도우파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연합당(20.4%)이었고, 중도좌파 야당인 사민당(19.1%)이 뒤를 이었다. 마리 키비니에미 총리가 이끄는 중도당(15.8%)은 4위로 밀려났다.

‘진짜 핀란드인’이 민심을 얻은 만큼 연정 참여 가능성도 높다. 티모 소이니 당수는 “우리의 핵심쟁점은 사회정의이며, 차기 정부에 참여할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고 연정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독일 dpa통신이 전했다. 연정 협상은 27일부터 시작되며 현 정부는 28일 공식 사퇴한다.

‘진짜 핀란드인’은 포르투갈 구제금융에 반대해 왔다. 따라서 이들이 연정에 참여하면 구제금융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한 지원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회원국 전체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경우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의회의 동의까지 받아야 한다.

“우리는 내는 세금보다 혜택을 덜 받는다. 왜 우리 세금을 그 나라에 써야 하느냐”는 핀란드 유권자들의 불만이 이번 선거에 반영됐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국수주의 유럽 확산=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도 최근 몇 년 새에 우파 포퓰리즘 정당이 세를 불리고 있다. 2009년 9월 노르웨이 총선에선 진보당이 22.9%를 얻었고, 2007년 덴마크 총선에선 극우파인 인민당이 13.9%를 득표했다.

프랑스에서는 극우파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대선 후보 중 지지율 1위에 올라섰고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 등도 우파 정당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정당은 민족주의와 이민자에 대한 적대감을 이용해 지지를 얻는 등 갈등을 부추기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유럽연합(EU) 해체론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 인프라를 갖추고 이민자에게도 관대했던 북유럽 국가들이 국수주의적 성향의 정당에 지지를 보내는 상황이 됐다. 이는 이민자 문제와 유럽 통합 등을 놓고 유럽 전체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경고로 볼 수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