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D-8] 여야, 인신공격하면서 “네거티브 중단” 서로 삿대질

입력 2011-04-18 18:32


4·27 재보선이 임박해 오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이 급속히 고개를 들고 있다. 각 당이 정책이나 소속 후보의 장점을 긍정적으로 홍보하기보다 상대를 흠집 내는 데 치중하고 허위사실 유포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어 이전투구 양상이 도를 넘어섰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야가 이번 선거의 성격을 ‘당 대 당 심판구도’로 계속 몰아가고 있고, 주요 격전지 판세가 박빙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상호 비방전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18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에게 사과 전화를 걸었다. 참여당 천호선 대변인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이 후보에게 “경솔하게 말해 미안하다”고 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이 후보는 철새처럼 때에 따라 소신을 바꾸는 비굴한 정치인”이라며 “과거 민정당을 했던 사람으로, 이 당 저 당 오락가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나라당 대변인과 부대변인도 “이 후보는 정치계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될 이합집산 정치인의 전형”이라며 같은 취지의 논평을 발표했었다. 이후 이 후보 측 사무소에 유권자들의 문의 및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참여당은 당초 김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과 선관위에 동시 고발할 방침이었으나, 사과를 받아들여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당 안상수 대표는 야권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정당정치를 훼손하는 나눠 먹기식 야바위 정치”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경기도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손 후보가 소속 정당이 적힌 어깨띠를 착용하지 않는 것과 관련, “한나라당을 떠나 민주당으로 간 당적 변경의 이력이 밝혀지는 게 두려운 것이냐”며 “대권야욕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민주당마저 버릴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고 거칠게 공격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만만치 않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춘천 최문순 강원지사 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강원도에는 왜 오나. 강원도에는 ‘자연산’이 없다”며 과거 안 대표가 곤욕을 치렀던 여성비하 발언을 들춰냈다. 이 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엄기영 강원지사 후보에 대해 “유전자 조작 감자” “비굴한 배신자” “권력에 빌붙은 지조 없는 사람” 등의 인신공격성 표현이 쏟아졌다.

우상호 강원선거대책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엄 후보를 “권력엔 굽신, 의리는 배신, 생색내기 귀신, 표 얻는 데 걸신, 줏대 없는 등신”이라고 원색적으로 깎아내렸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전날 강원도 원주 중앙동 거리유세에서 “내년 4월 총선 때 한나라당이 교섭단체도 못 만들게 이번에 확실히 박살내야 한다”면서 “내년 12월 대선에서도 박살내자”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야는 서로 상대를 향해서만 “네거티브 선거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막무가내식 흑색선전과 혹세무민을 하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아무리 한나라당이 저질스럽게 선거운동을 해도 우리는 결코 더러운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번 재보선과 관련해 사전선거운동, 허위학력 기재, 선거구민 동원, 금품 또는 식사 제공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 총 66건의 고발 및 수사의뢰, 경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