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19혁명 51돌에 다시 보는 이승만

입력 2011-04-18 17:53

오늘로 4·19혁명 51돌을 맞는다. 주지하다시피 4·19는 자칫 훼손될 뻔한 신생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피로 지켜낸 명예로운 역사적 사건이다. 이후 4·19는 헌법 전문에도 실려 독재와 불의에 항거하는 그 정신은 6월 항쟁 등 현대사의 고비마다 중요한 동인(動因)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4·19 정신을 강조할수록 그에 비례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는 심해졌다. 독립투사이자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은 오로지 권력욕에 눈먼 추악한 독재자로 낙인찍혔고, 수많은 공(功)은 무시된 채 과(過)만 부각됐다. 그 결과 오늘날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과 역사적 정통성마저 부인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연 이래도 괜찮은 것인가 하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반성 때문인지 다행히 최근 들어 학계를 비롯해 사회 일각에서 이승만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독재와 부정선거 등 잘못은 분명히 있지만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터전을 둔 나라의 기초를 다지고 북한식 공산주의를 거부하는 등 번영의 기틀을 마련한 공도 마땅히 평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큰 틀에서 그의 선택이 옳았음은 충분히 입증되고도 남는다. 그런 만큼 이승만에 대한 균형 잡힌 재평가 움직임은 그 개인을 위해서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서도 더 가속화돼야 한다.

이와 함께 이제는 이승만과 4·19혁명의 화해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4·19세력이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훼손하려 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승만과 4·19는 같은 세력”이라고 지적했듯이 이승만과 4·19를 무조건 대립적인 것으로 보는 시각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이승만의 양자 이인수 박사에 따르면 사실 이승만은 4·19혁명을 높이 평가했다. 부정을 외면하지 않고 젊은이들이 감연히 일어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마침 이 박사가 4·19 51돌을 맞아 희생자 유족들에게 사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만큼 이를 계기로 화해가 이루어져 우리 내부의 분열이 치유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