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TV엄마 ‘뽀뽀뽀’ 서른 살 된다
입력 2011-04-18 18:17
매주 월∼수요일 방송되는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 아이조아’(‘뽀뽀뽀’)가 다음달이면 서른 살이 된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인 KBS ‘전국노래자랑’보다는 6개월 늦게 시작됐지만 방송 횟수로 보면 단연 으뜸. ‘뽀뽀뽀’가 이처럼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프로그램이 ‘방송의 공익성’이라는 요건을 충실히 지켜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1981년 첫 전파를 탄 ‘뽀뽀뽀’는 숱한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거쳐 간 연출자 숫자는 100명이 훨씬 넘고 방송 횟수는 7000회를 돌파했다. 방송시간은 4000시간이 넘는다.
프로그램의 상징인 ‘뽀미언니’는 총 23명. 초대 왕영은(52), 암으로 투병하다 2005년 세상을 뜬 고(故) 길은정(2대), 최유라(6대) 등이 뽀미언니로 활약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뽀식이’ 이용식(59), ‘뽀병이’ 김병조(61) 등 보조 출연자도 사랑을 받았다.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로 시작되는 노래는 ‘국민동요’가 됐다. 이들 외에도 숱한 스타들이 출연해 ‘뽀뽀뽀’와 인연을 맺었다. 가수 조용필(61) 현철(66) 태진아(58), 탤런트 최수종(49) 김혜수(41) 등이 ‘뽀뽀뽀’에 출연해 아이들과 함께 동요를 부르기도 했다.
방송 첫 회부터 30년간 노래 지도 등을 담당해온 이민숙(52·여)씨는 “톱스타라면 한 번은 ‘뽀뽀뽀’에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며 “아이돌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나 ‘미쓰에이’의 민은 어릴 때 ‘뽀뽀뽀’에 나왔었는데 다 커서 가수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하지만 ‘뽀뽀뽀’가 30년 동안 탄탄대로만 달려왔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MBC 파업으로 뽀미언니 양승은(28) 아나운서가 출연하지 못한 채 방송됐다.
93년에는 주1회 50분 편성되며 존폐 기로에 몰렸다. 하지만 YMCA 등 시민단체들이 “방송의 공익성을 무시한 처사이며 어린이에 대한 어른의 횡포”라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일일 프로그램으로 다시 부활했다. 요즘 ‘뽀뽀뽀’가 1%를 밑도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이 계속 유지되는 배경에는 이 같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신승엽 담당PD는 “한국인에게 ‘뽀뽀뽀‘는 고향이나 어머니 같은 존재”라며 “프로그램이 없어질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폐지될 경우 많은 국민들이 너무 허전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