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선’ 웬 말… 고등어 귀해졌다

입력 2011-04-17 22:48


‘국민 생선’ 고등어가 귀해졌다. 해마다 봄철 금어기에는 일본산 생물 고등어를 수입해 국산을 대체해 왔는데 올해는 일본 원전사고 여파로 수입이 어려워 물량이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저수온과 태풍 등 기상악화로 연근해 어업 생산량도 줄어들었다.

17일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대형선망은 2005년부터 산란기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1년에 한 달가량 고등어 금어기를 자율적으로 지정해 운영해 왔다. 올해 금어기는 16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 국산 생물 고등어는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다 지난해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113만4000t으로 전년보다 7.5% 줄었다. 특히 고등어는 43.2%나 감소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일본산을 제외한 외국산과 국산 냉동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마트는 18일부터 급속 동결한 뒤 은박 보냉 비닐로 감싼 국산 냉동 고등어를 30t 이상 마련해 마리(450g 안팎)당 358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국산 생물 고등어 중 400g 이상 대(大) 상품은 어획량 비중이 3%에 불과할 정도로 귀해 이를 확보하기 위해 사전 기획 물량을 현금으로 매입했다. 유통업체가 현금 매입으로 사전 기획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본산 생고등어는 국산 어획이 금지된 금어기와 보름 전후 생선이 안 잡히는 월명기에 주로 수입됐다”며 “올해 금어기에는 물량이 부족하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사전 기획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어획량 감소와 금어기, 일본 대지진이 겹치면서 고등어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지난 15일 거래된 국산 고등어(생물 10㎏) 경매가격은 2만9167원으로 전주 2만4967원보다 16.8%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7050원)과 비교하면 7% 오른 수치다. 수입 고등어 가격도 2만8000원으로 전주보다 2000원 올랐다.

홈플러스도 금어기 이전에 잡힌 국산 생물 고등어 물량이 다음주 초쯤 모두 동날 것으로 보고 사전에 준비해둔 국산 냉동 고등어와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 물량을 풀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금어기에는 일본산 생고등어와 통영산 양식 고등어를 들여왔는데 올해는 통영산이 횟감용으로도 부족해 마트에 들여올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며 “대신 냉동 고등어 확보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국산 냉동 고등어와 500g 안팎의 노르웨이 냉동 고등어를 판매할 계획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