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철 싱가포르 여행 동행한 ‘봉화조’는 고위간부 2세 ‘마약 동호회’

입력 2011-04-17 18:36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이 지난 2월 싱가포르를 여행했을 때 ‘봉화조’ 일부 멤버가 동행했던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봉화조는 중국 고위층 자제 모임인 ‘태자당’처럼 북한 고위 간부 2세들이 모여 만든 사조직으로, 부친 후광으로 주요 권력기관에 적을 두고 위조화폐 사용과 마약 유통 등 불법 활동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려고 싱가포르에 갔을 당시 봉화조 일부 멤버가 동행해 현지 체류와 쇼핑 비용을 전부 부담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들은 싱가포르, 마카오,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는 동안 미화 10만∼30만 달러 판돈으로 도박을 즐기고 백화점에서 고가의 상품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마카오의 ‘WYNN’의 VIP 고객들이며 말레이시아 ‘GENTING’ 싱가포르의 ‘MARINA BAY SANDS’에서도 상습 도박을 한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2000년대 초반 생긴 봉화조는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차남 오세현과 김원홍 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의 장남 김철 등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김일성종합대학과 평양외국어대학 등 북한 최고 명문대학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김정은·정철 형제의 사적인 파티에 참여하고 외화 상납 등을 통해 김정은 주위에 뭉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정치적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후문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주변에서 이들을 ‘망나니’ ‘건달’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마약 동호회’라고 불릴 정도로 멤버 대부분이 심각한 마약 중독자들이며, 리더인 오세현은 헤로인 흡입으로 격리시설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봉화조 멤버들은 마약을 적당히 하면 장수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현재 대부분 중독된 상황”이라며 “김정은도 후계자 내정 이전에 이들과 어울려 마약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