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인공수정체로 노안·난시까지 싹∼ 황반변성도 예방한다

입력 2011-04-17 17:48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급증하고 있는 백내장 수술이 최근 눈 질환 해결 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향상시키는 다방면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한번의 백내장 수술로 노안·난시 교정, 야간 시력 저하 방지, 실명질환 예방은 물론 안경이나 돋보기 착용으로 인한 생활의 불편까지 덜어주고 있다.

우리 눈의 수정체는 시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카메라 렌즈처럼 안구 깊숙한 곳에서 눈의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 들면 수정체가 탄력을 잃고 뿌옇게 변해 시력이 떨어지고 눈부심, 통증,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 현상 등을 겪는다. 이럴 경우 낡은 수정체를 제거하고 새로운 인공수정체로 바꿔주는 것이 백내장 수술이다. 그런데 첨단 성능으로 무장한 인공수정체가 속속 등장해 돋보기나 난시 교정용 안경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특히 나이가 많아 라식 같은 시력교정 수술을 받기가 꺼려지거나 아니면 돋보기를 벗기 위해 노안 교정 수술만을 따로 받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백내장 수술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노안 함께 교정 다초점 인공수정체=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 시 쓰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거리 조절 능력이 없기 때문에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 중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문제는 백내장과 함께 노안을 함께 겪는 중·장년층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의 경우 단초점 인공수정체로 바꿔주는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수술 후에도 돋보기나 근시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다시 말해 단초점 인공수정체의 경우 근거리에 초점을 맞추면 수술 후 먼 거리를 잘 보이게 하는 ‘근시 안경’을, 반대로 원거리에 초점을 맞추면 수술 후 가까운 것을 볼 때 돋보기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원거리를 모두 잘 보게 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등장하면서 수술 후 이런 불편을 겪지 않게 됐다. 컴퓨터 사용 등 근거리 작업이 많거나 스포츠 같은 야외 활동이 잦은 사람들에게 주로 권장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기존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최대 단점이었던 흐린 날이나 야간에 밝고 어두움을 구별하는 능력(대비 감도) 저하를 보완하고 자외선 차단 기능까지 추가한 레스토(ReSTOR), 중간 거리에서 보다 좋은 시력을 나타내는 리줌(ReZoom), 근거리 교정이 특히 우수한 테크니스(Technis) 등이 나와 있어 자신의 생활패턴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수술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 쪽 눈에 200만∼300만원선이다.

◇난시까지 교정 인공수정체=난시란 각막 모양이 둥글지 못하고 럭비공처럼 돼 있어 물체의 초점이 서로 다른 위치에 생김으로써 결국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기존 (단초점)인공수정체는 난시까지 교정할 수 없어 백내장 수술 후에도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시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래서 난시 교정용 안경을 따로 써야 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난시 동시 교정 인공수정체로 수술하면 별도 난시 교정 안경을 착용 않고도 사물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 토릭(Toric) 렌즈가 백내장과 난시를 함께 교정하는 인공수정체다. 역시 건강보험 비적용으로 한 쪽 눈에 약 120만원의 수술비가 든다.

◇야간 빛 번짐, 황반변성 방지 비구면 인공수정체=일반 (단초점)인공수정체는 둥근 구면 렌즈로 돼 있어 수술 후 ‘구면 수차’가 증가한다. 구면 수차란 곡면으로 들어오는 빛이 굴절돼 한 지점에 모두 안착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으로, 안경으로도 교정되지 않는다. 구면 수차가 증가하면 빛이 렌즈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초점이 흩어져 야간 빛 번짐, 색채 구분 능력 저하를 일으킨다. 기존 인공수정체로 구면 수차까지 정교하게 교정하기는 어려웠다. 최근 등장한 아이큐(IQ) 렌즈는 평편한 모양의 비구면으로 돼 있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여기에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황반변성까지도 예방 가능하다. 밤에 활동이 많거나 야간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수술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한 쪽 눈에 25만원 정도다. 누네안과병원 유용성 원장은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 치료로 경과를 보다가 시력이 떨어지거나 눈의 수정체 혼탁이 심해졌을 때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은 본인이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낄 때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