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AMD 구축 빠를수록 좋다

입력 2011-04-17 17:54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2015년까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한·미 공동연구가 시작됐다. 일부에서는 KAMD 구축이 미국이 주도하는 전 세계적인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하려는 사전단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KAMD 구축은 1980년대부터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온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이제 비로소 KAMD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만시지탄이거니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방어망은 하루빨리 구축돼야 한다.

이제까지 한국은 북한의 핵 공격에 관한 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해 왔으나 미사일 공격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었다. 미국의 미사일 대응능력은 주로 장거리 미사일에 치중돼 있기 때문에 발사한 지 4∼6분이면 남한 상공에 도달하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주한미군에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돼 있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미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간 북한의 대포동 등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가려 중·단거리 미사일의 대남위협은 간과돼온 게 사실이다. 사거리 100∼120㎞의 SN-02 미사일은 차치하더라도 사거리 300㎞의 스커드 B와 500㎞의 스커드 C, 700㎞의 스커드 D 미사일과 1000㎞의 노동 미사일은 남한 전역을 공격권 안에 두고 있다. 이미 600∼800기가 실전 배치돼 있는 이 미사일들이 수도권 인구밀집지역이나 원자력발전소를 타격했을 때의 참상은 상상하기도 두렵다.

그런 만큼 한국 스스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막을 수 있는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과제다. KAMD가 구축되더라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 정보는 미국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미국 MD체계에 편입될 것이고, 이는 막대한 재원 소요와 중국의 오해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는 적절치 않다. 국방부의 설명처럼 KAMD는 MD와 성격이 다르고 오로지 남한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것이기 때문이다. KAMD 구축이 차질 없이, 아니 계획보다 앞당겨 이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