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아쉬운 데뷔전

입력 2011-04-15 15:00

박찬호(38·오릭스 버펄로스)가 일본 프로야구 무대 데뷔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박찬호는 15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6⅔이닝 동안 3실점한 뒤 2-3으로 뒤진 7회 2사후 강판됐다. 오릭스는 라쿠텐 선발 다나카의 호투에 눌려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3대 2로 패했다.

6안타를 맞으면서 삼진 3개를 잡아낸 박찬호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작성하면서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소화하면서 아시아 최다승 투수(124승)에 오른 화려한 경력에 걸맞은 압도적인 피칭은 보여주지 못했다. 최고 구속은 143㎞를 찍었고 투구 수는 83개였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인 2009년 5월1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이후 1년11개월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다 데뷔 무대라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모습이었다.

박찬호는 1회 첫 타자로 나선 메이저리그 출신 스위치 타자인 마쓰이 가즈오에게 134㎞짜리 몸쪽 낮은 직구를 던졌다가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박찬호는 3회부터 몸쪽 제구가 되면서 첫 타자인 왼손 쿠사노 다이스케를 맞아 일본 무대 첫 삼진을 잡아냈다. 4회에는 애초 우려됐던 첫 보크를 범하기도 했다. 1사 2루에서 랜디 루이스를 상대할 때 볼카운트 2-1에서 공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으나 앞서 보크 판정을 받았다.

6회초 오릭스가 2-1로 역전에 성공한 뒤 박찬호는 갑자기 흔들렸다. 첫 타자 쓰치야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4번 타자 야마사키에게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3루타를 얻어맞았다. 1사 뒤 이와무라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첫 타자 시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아웃을 잡았지만 마쓰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릭스의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35)은 3타석에서 삼진 2개를 당하면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