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지속돼야”… 카이스트 이사회, 서 총장 안고 가나

입력 2011-04-15 18:28
카이스트(KAIST) 이사회는 15일 ‘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으로 밝혀 서남표 총장 퇴진을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호텔에서 이사 16명 중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갖고 학교 측으로부터 최근 자살 사태와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영어수업 축소 등 학사운영 개선 방안을 보고받았다.

이사회는 회의 시작 전 고인들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갖는 등 2시간10분 동안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서 총장은 그간의 진행 상황과 학교 측이 마련한 개선안을 보고했으나, 이사회는 ‘학내 여론을 더 수렴하라’며 별도의 의결을 하지는 않았다. 서 총장의 유임 여부는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사들도 거론하지 않았다.

오명 이사장(웅진그룹 태양광에너지부문 회장)은 이사회 직후 기자들에게 “총장의 거취 문제는 사태를 수습하고 카이스트의 발전 방안을 만든 이후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대부분의 이사가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저마다 좋은 말씀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난 데 대해 학생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곽영출(23·물리학과 4학년)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이 학생들 사이에서 현재 논의 중인 영어강의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학사운영 개선안을 만들어 이사회에 보고했다”며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원생은 “중요한 현안에 대해 이사회가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또다시 학생들의 뜻을 배제하고 자신들끼리 알아서 결정하겠다는 뜻 아니냐”며 성토했다.

한편 교수협의회는 이날 혁신위 위원으로 경종민 회장을 비롯, 김정회(생명과학) 임세영(기계공학) 배현욱(전기전자공학) 한재흥(항공우주공학) 교수 등 5명을 운영위원회에 추천했다. 학교 측은 교학·대외·연구 부총장과 기획처장, 교무처장을 혁신위원으로 선정했고, 학생 대표로는 곽영출 학부 총학생회장, 안상현 대학원 총학생회장 등 3명이 참여한다.

김수현 정부경 기자, 대전=정재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