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해 9월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과 공동연구약정서(TOR)를 체결한 데 이어 13, 14일 워싱턴에서 첫 계획분석실무그룹(PAWG)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올해 안에 3∼4차례 실무회의를 추가로 가질 예정이며, 연구 결과는 향후 KAMD 구축 계획에 반영된다.
이 관계자는 “양국이 집중 연구하는 부분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공격으로부터 한반도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BMD)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으며, 일각에서 제기하듯 KAMD가 MDA에 편입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방어 운영체계와 북한 미사일 발사 시 발사 시점, 미사일 종류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 국방부는 내년까지 북한 탄도미사일 및 항공기 공격에 대응하는 KAMD의 핵심인 작전지휘통제소(KAMD-Cell)를 구축하고, 패트리엇 미사일 등 타격체계는 2015년 이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브래들리 로버츠 미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소위 청문회에서 “한국과 미사일 방어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오라일리 MDA 국장도 “MDA는 20개 이상의 국가들과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나 연구,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여러 국가 중 한 국가로 한국을 소개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의 미사일 방어 관련 협력을 희망해 왔다.
한편 로버츠 부차관보는 이란과 북한을 미국 및 동맹국을 위협하는 주요 국가로 꼽았으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 요격미사일(GBI)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알래스카 포터 그릴리 기지를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요격미사일 저장고인 사일로 증설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지금보다 50% 증가한 최대 44기의 요격미사일이 필요 시 배치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릴리 기지에는 요격미사일 30기가 있다.
◆ Key Word -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사거리 300∼600㎞인 북한 스커드 미사일이나 항공기 등 공중 위협에 대비한 저(低)고도 미사일방어계획. 미국이 구축하려는 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을 상승단계(하층단계)에서 항공기 탑재 레이더로 요격하고 중간단계에서는 지상배치 요격미사일이나 해상요격미사일(SM-3)로, 미사일이 하강하는 단계에서는 패트리엇 미사일로 각각 요격하는 개념의 방어계획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한·미, ‘KAMD 구축’ 연구 시작… 4월 13,14일 워싱턴서 첫 실무회의
입력 2011-04-15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