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업무보고차 국회에 갔다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의사당 본청 604호실.
강 회장은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으로 자신을 제청했던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과 나란히 앉았다. 업무보고를 위해 국회에 간 것은 고환율 정책 논란 등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자리를 떠난 지 2년여 만이다.
강 회장은 이날 금융위 산하인 산업은행 행장 자격으로 한참 후배인 김 위원장, 권 원장,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에 이어 업무보고를 했다.
그러나 준비해 간 업무현황을 읽어 내려가기 전 우제창 민주당 의원이 가로막았다. 우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왜 강 행장 선임을 반대하는지 아느냐”고 묻고는 한나라당 소속 허태열 정무위원장에게 “정당하게 됐다고 생각하면 먼저 해명하도록 한 뒤 업무보고를 받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허 위원장은 “여야 합의하에 정무위를 열고 있다”면서 예정대로 업무를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질의응답 순서에서도 강 회장의 자격을 물고 늘어졌다.
박선숙 의원은 “대통령과 친하다는 이유로 산업은행장이 된 것 아니냐”며 민주당의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들었다. 박 의원은 강 회장이 산업은행장을 겸임하면 안 되는 이유로 그가 금융전문가가 아니라 거시경제전문가라는 점을 지적했다. 묵묵히 듣고 있던 강 회장은 박 의원이 산은지주 회장과 산업은행장을 분리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생각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
산업은행장 강만수 국회 첫 업무보고 ‘호된 신고식’
입력 2011-04-15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