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 13일 2호기 작업터널에 고여 있는 고농도 오염수 660t을 인근 복수기(復水器)로 옮겨 오염수 수위를 8㎝ 정도 낮췄다. 그러나 15일 오전 7시 측정 결과 원래 높이의 수위로 재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1·2호기 부근의 지하수에 포함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의 농도도 최근 일주일 새 최대 17배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2호기 취수구 부근 작업용 터널 균열 부위를 통해 흘러나오는 물에선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m㏜) 이상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연료봉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원자로 냉각을 위해 주입한 물과 함께 계속 유출되면서 토양과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는 증거다. 고농도 오염수를 처리하지 못하면 현장 인력들이 원자로 건물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냉각 기능 회복 작업은 진행할 수 없다. 도쿄전력은 바닷물 오염을 막기 위해 1∼3호기 취수구 부근에 세슘 흡착 성질이 있는 제올라이트가 담긴 흙 1000㎏을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원자로 온도가 또다시 상승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다. 도쿄전력은 14일 3호기 압력용기의 본체와 덮개 접속 부분인 ‘플랜지(flange)’ 주변 온도가 지난 12일 170도에서 14일에는 250도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방위성이 원전 상공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3호기 격납용기 상부 온도가 지난 12일 21도에서 14일에는 68도까지 상승했다.
13일에는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의 수온이 90도까지 올라갔다. 도쿄전력은 계측기기 고장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연료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원자력학회는 대학교수와 전문가 등 11명으로 구성된 팀을 가동해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핵연료와 사용후 연료 상태 등을 분석한 결과 핵연료 안정에 최소 2∼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강한 여진으로 핵연료가 2∼3일 정도 냉각되지 않을 경우 최초 사고 발생 직후처럼 원자로의 온도와 압력이 불안정해져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도쿄해양대학은 지난달 11일 이와테(岩手)현 미야코(宮古)시 오모에(重茂) 반도에 밀어닥친 쓰나미의 높이가 38.9m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896년 메이지(明治) 산리쿠(三陸) 지진 때의 38.2m를 뛰어넘은 최대 높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고농도 오염수’ 日원전 정상화 난제로
입력 2011-04-15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