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단체들이 아랍의 민주화 시위를 이끌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미국 내 비정부기구(NGO)들이 아랍 국가에서 발생한 시민 혁명의 밑거름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시민단체인 ‘4월6일 청년운동(April 6 Youth Movement)’은 이집트 혁명을 촉발시키고 승리로 이끈 주역 중 하나다. ‘청년운동’ 설립자들은 미국의 민주주의 관련 비영리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로부터 모바일 기술과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법을 배웠다. 이 중 한 명인 바셈 파티는 “그들은 인터넷을 민주화 운동의 도구로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줬다”면서 “이런 지식은 이집트 혁명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예멘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을 이끌고 있는 엔스타 카디는 “예전엔 총칼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후에는 인터넷 등을 이용한 비폭력 저항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 예멘뿐 아니라 많은 아랍 국가의 시민운동가들은 미국 NGO단체들로부터 민주화 교육과 자금 지원을 받으며 자국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고 있다.
신문은 미국 NGO 단체들 역시 국가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외교적 마찰을 불러오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바레인에서는 미국의 한 국제문제연구소 대표가 입국을 금지 당했다. 바레인 당국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정치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도 집권 당시 미국 내 시민단체가 이집트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여러 차례 전달했다. 이집트는 미국에 보낸 외교 문서에 “미국이 불법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NYT “美 NGO단체 아랍 시위 밑거름”
입력 2011-04-15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