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71)이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10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공연을 여는 그는 최근 본보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다 8년 만에야 가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다시 공연하는 것을 항상 원하고 있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2003년 내한공연) 당시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면서도 “관객들이 진지하고 따뜻했고, 젊은 관객이 많아 신선한 분위기를 느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인 행콕은 지금까지 그래미상을 14번이나 수상했다. 재즈의 전설인 마일스 데이비스가 “나는 아직도 허비 행콕의 뒤를 이을 아티스트를 본 적이 없다”고 자서전에 썼을 정도다.
내한 공연에서 그는 그룹 토토의 멤버인 그렉 필링게인스(키보드) 등이 참가한 밴드와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70세 생일을 기념한 음반 ‘더 이매진 프로젝트’에 실린 곡들이 주로 공연된다. 행콕은 “더 이매진 프로젝트 음반은 ‘평화’라는 테마를 정한 뒤 7개국의 언어를 곳곳에 배치한 음반이었다”며 “관객들은 공연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가 음악을 통해 연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행콕은 1960년대 선구적으로 전자 악기를 활용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당시를 설명하며 “(전자 사운드를 도입하는 것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앨범 흥행을 떠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용해 작업하는 것이 뮤지션으로서는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행콕에 앞서 ‘현대카드 컬처 프로젝트’ 이벤트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 미국의 알앤비(R&B) 가수 존 레전드(33)도 내한공연을 앞두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오는 19∼20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콘서트를 여는 레전드는 이번이 2009년에 이어 두 번째 내한 공연이다.
그는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시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꼭 다시 오고 싶었다. 재밌는 공연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레전드는 ‘젊은 거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04년 데뷔 앨범 ‘겟 리프티드(Get Lifted)’ 발표 이후 지금까지 9차례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누적 음반 판매량은 800만장이 넘는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겟 리프티드(Get Lifted)’ ‘원스 어게인(Once Again)’ 등 모든 앨범의 노래를 골고루 부를 예정”이라며 “항상 응원해주는 한국 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자로도 유명한 레전드는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 오바마 후보를 위한 캠페인송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에 참여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그가 하는 일이나 말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힙합 스타 카니예 웨스트 등 많은 거물급 스타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었던 그는 “앞으로 비욘세, 아델 등 여성 가수들과도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 “8년 만의 한국 공연… 기대 됩니다”
입력 2011-04-15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