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MD공동연구 돌입… 북 미사일 대응 방어체계 구축 첫걸음

입력 2011-04-15 18:09

한국과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공동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함에 따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 정부는 이번 공동연구가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간의 작업으로 아직 정부 간 공식협의 단계는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원인 KIDA가 실제로 국방부가 추진할 정책사안을 연구한다는 면에서 실질적으로는 한·미 정부 간 협의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미가 미사일방어체계 공동연구에 돌입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그만큼 현실화됐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스커드 미사일은 한반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만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만한 방어체계는 아직 구축돼 있지 않다. 사거리 300∼600㎞의 스커드 미사일은 발사 후 4∼6분이면 서울 상공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사일방어체계는 한반도를 공격하는 미사일을 PAC-2, PAC-3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는 산악지형이 많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탐지하기 어렵고 대응시간이 길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 군 당국은 미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미사일방어체제를 앞서 구축한 미국으로부터 운용체계 등 다양한 방안을 전수 받겠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동연구가 결국 미국의 탄도미사일방어체계(BMD)로의 편입을 위한 사전단계가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KAMD 구축을 위한 협력이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BMD와 KAMD 체계가 결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KAMD가 한반도를 겨냥한 저고도(100㎞ 이하 상공) 미사일을 공격하는 하층방어체계로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탄(ICBM)을 대상으로 한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BMD는 북한과 이란 등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 본토 방어와 중·단거리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과 주둔 미군 보호를 위한 지역적 방어를 포함한다. 이 체계는 하층, 중층, 상층 방어단계로 나눠져 있으며 주로 중층 및 상층 방어체계가 중심이 된다.

하층 방어의 경우 북한이나 중국이 발사한 ICBM을 동해안에 배치한 이지스함에서 SM-3로 요격한다는 계획이나 한국에서 미사일방어체계가 구축될 경우 BMD의 하층방어체계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미국은 그간 여러 차례 한국 정부에 미사일방어체계 협조를 요청해 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