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논의를 받아들인다면 남북대화를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화를 통해 비핵화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 여부를 6자회담 재개의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들어 북·중, 미·중 대화 이후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남북 수석대표회담-북·미 접촉-6자회담’ 제안,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방한(16∼17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율이 한반도 상황 변화의 조짐을 의미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북한 문제 협의를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정부 고위당국자는 14일(현지시간) 특파원들과 만나 “비핵화 논의를 위한 남북대화는 우리가 이미 제의한 것”이라며 “북측이 이것에 동의한다면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북한 반응에 따라 조만간 남북대화가 성사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어 “반드시 남북대화의 성과가 있어야만 북·미 접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협상과 관련된 탄력성이 있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 남북 및 북·미대화가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남북대화를 해보고, 그 결과를 놓고 한·미가 협의해 북·미대화에 대한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먼저 판단할 필요가 있음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
한·미 “북 비핵화 논의 수용땐 남북대화”
입력 2011-04-15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