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대지진에 따른 쓰나미와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발생 한 달이 지난 지금 원전 반경 20㎞ 이내 수십만 마리의 반려동물 및 가축들이 버려진 채 굶어죽어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한다. 미국 CNN을 비롯한 외신들과 유튜브들이 전하는 참상은 목불인견이다. 애완견들은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어 앙상한 갈비뼈가 드러난 채 묶여 있고 축사 안에는 소, 돼지 등 동물들이 영양실조로 쓰러져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어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고통을 당하는 상황에서 한가롭게 무슨 동물 구호냐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도 창조주의 손길에 따라 태어난 소중한 생명체이고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1978년 제정된 세계 동물권리헌장은 “모든 동물은 평등하게 세상에 태어나 똑같은 존재의 권리를 누린다”고 되어 있다.
대지진 이후 동물 구호단체인 이사벨라 갈라온 회원들이 목숨을 걸고 피해 지역에 들어가 유기된 동물들을 돌보고 있지만 매뉴얼에 동물을 구조하는 규정이 없는 데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 일본의 독특한 문화로 인해 효과적인 구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재난구조 매뉴얼을 보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매뉴얼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가운데 방사능 피폭 위험에도 불구하고 동물애호가들이 나서서 소개 지역에서 동물 구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의 헌신과 따뜻한 사랑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 동물 아사 사태에 대해 오불관언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묶여 있는 애완견이나 축사에 갇혀 있는 가축들에게 사료를 공급해야 한다. 이에 앞서 동물 구호단체들이 이들을 풀어줄 수 있도록 조치를 내려야 한다. 그러면 이들 상당수는 스스로 먹이를 구해 생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유기된 동물 구호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국제 동물애호 단체들도 연대해 일본 지진과 원전 사고 피해 지역에서 굶주림으로 죽음에 직면해 있는 동물 구호에 적극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설] 原電사고 지역 수십만 유기 동물도 구해야
입력 2011-04-15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