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은 누구?… ‘삼대’ 영역한 유영난씨 딸 한국문학번역원 지원 받아

입력 2011-04-15 17:32
1981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김지영은 금융계에 종사하는 아버지를 따라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는 3∼4년에 한 번씩 미국, 한국, 캐나다를 오가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미국 코네티컷주 웨슬리안대에서 역사와 불문학을 전공했고, 이후 샌프란시스코 해이스팅스 법학대학원을 다녔다. 미국에서 출판사와 법률회사를 2년씩 다녔고 지금은 LA카운티 미술관에서 일하고 있다.

김씨는 2005년 대산문화재단의 번역지원을 받아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를 번역했으며 이후 김영하의 ‘빛의 제국’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조경란의 ‘혀’ 등을 번역했다. 그의 어머니는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염상섭의 ‘삼대’,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등을 영역한 번역가 유영난씨다.

김지영과 같은 걸출한 번역가를 배출할 수 있었던 데는 김주연 한국문학번역원장의 노력이 숨어 있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09년 6월부터 각 언어권별로 공식번역가를 지명해 번역 작품의 질을 높이고 해외에 상설포럼을 만들어 한국문학을 집중적으로 홍보해왔다. 현재 한국문학번역원 공식번역가(KLTI Translator)는 다섯 팀이다.

영어권은 브루스 풀턴·주찬 풀턴과 유영난 등 2개팀, 불어권은 최미경·장 노엘 주테, 독일어권은 김선희·에델트루트 김, 스페인어권은 고혜선·프란시스코 카란차다. 이들은 번역원이 고른 40권 안팎의 국내 작품들 가운데 한 권을 골라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번역료도 기존 18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대폭 올렸다. 김 원장은 “지금껏 수백 편이 해외에 번역 소개됐지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처럼 제대로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은 없었다”면서 “우선적으로 한두 권만 제대로 알려져도 우리 문학을 바라보는 바깥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훈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