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을 장애인 주일로 지키자’… 예장 통합 ‘차별 해소 지침’ 배포

입력 2011-04-15 17:24
“우리 교회가 장애인 선교에 관심 없는 교회라면 ‘괴물교회’입니다. 장애인에게도 똑같이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전 교회에 배포한 ‘장애인 주일 자료’에 실린 안산제일교회 고훈 목사의 말이다. 총회가 17일을 장애인 주일로 지키도록 권고하기 위해 제작한 이 자료엔 교회가 장애인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자세히 명기돼 있다.

총회가 내놓은 ‘장애인 차별 해소를 위한 교회활동 지침’은 교회 시설은 물론 예배와 전도, 친교, 봉사, 교육, 예산배정, 직원채용 등 전 영역에서 장애인 차별을 철저하게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막연하게 ‘장애인도 환영한다’는 식이 아니라 장애인을 그 상황에 맞게 적극적으로 배려함으로써 차별을 느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회가 전도초청잔치를 할 때 단 한 명이라도 장애인이 올 것에 대비해 행사 장소까지의 접근로, 좌석, 수화 및 문자통역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환영 담당자의 경우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지 않고 등록을 강요하거나 신상정보와 병력을 지나치게 캐묻지 않도록 미리 교육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자료에는 교회가 장애인 선교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한 기고문들도 들어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역사신학과 안교성 교수는 “많은 사람이 장애인의 사회적 불평등을 강조하지만 영적 불평등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의사소통과 사회적 접촉의 제한으로 장애인들이 복음 전파에서도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교회 안의 장애인 성도 비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총장인 배융호 목사는 “교회가 장애인 선교 및 권리 증진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그 부서 안에 장애인 성도 및 목회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 그 정책이나 지원은 복지나 시혜의 차원에 머물게 된다”고 지적했다.

예장 통합 총회는 지난해까지 6월 첫째주로 지키던 장애인 주일을 장애인의 날(4월 20일)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올해부터 4월 셋째주로 변경했다. 장애인 주일 성수를 권고하는 공문에서 총회는 “이번 장애인 주일은 수난 주일과 겹쳐 더 의미가 크다”면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눌린 자와 함께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이 땅의 소외된 자인 장애인과 더불어 주일예배를 드리자”고 당부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