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총회 설립 100주년 준비를 위한 목사·장로 기도회
눈물이 있었다. 고백도 있었다. 120여년 역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한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장로들의 마음은 하나였다. 교단적 배경은 더 이상 무의미했다.
“주님처럼 자기 부인의 십자가를 지지 못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추락은 이 사회의 정죄가 아닌 우리의 죄 때문입니다. 하나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한국교회를, 우리 목사와 장로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용서하소서.”
29개 장로교단 연합체인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가 15일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 대강당에서 개최한 한국장로교총회 설립 100주년 준비를 위한 ‘한국장로교 4·15 목사·장로기도회’는 그렇게 시작했고, 그렇게 끝났다. 세속주의, 물질주의, 인본주의라는 홍해를 가르고 성경말씀대로 사는 크리스천이 될 것을 다짐했다.
양병희 한장총 대표회장은 개회사에서 “개혁의 대상은 우리 자신과 한국교회”라며 “속도(양적 성장)가 아닌 방향(질적 개혁)을 위해 우리가 통렬한 회개기도를 드리고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면 하나님은 교회를 다시 살려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구 한장총 상임회장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상의 조롱거리로 만든 죄를 어찌할꼬”라고 울먹이며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이어 김정서 예장 통합 총회장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마 6:24∼33)라는 주제 설교에서 “세상을 본받지 않은 구별된 희생양이 필요한 때”라며 “예수님이 십자가 대속의 제물이 되셨듯이 목사와 장로들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제물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2000여 목사와 장로는 한국교회의 회복뿐 아니라 대통령과 국가발전, 독도 수호와 일본 재난 회복, 남북의 평화통일, 이슬람권 선교 등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장종현 백석학원 설립자와 박인주 대통령실 사회통합수석은 각각 환영사와 축사를 통해 무수한 질곡 속에서 성장해온 한국교회가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마음을 하나로 모아 기도하면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을 거라고 힘을 보탰다. 이어 이종윤 한장총 전 대표회장은 격려사에서 “우리 모두 기득권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의 장로교 아래 개별 교단의 특성을 인정하는 ’1교단 다체제’를 이뤄나가자”고 했다.
오덕교 한국장로교신학회장은 “주님의 말씀을 거역하며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찢어 나눈 죄를 회개하며 스스로 겸손해져 기도와 말씀 전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요지의 장로교지도자 선언문을 낭독했다.
천안=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개혁 대상은 우리 자신 회개·회복으로 갱신하자
입력 2011-04-15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