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센다이한국교육원장 “한국서 보내온 구호품 日 지진피해 지역 학교 학생들에 전달”

입력 2011-04-14 19:46

김동주(56) 일본 센다이한국교육원장은 1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크게 입은 센다이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센다이(仙臺) 총영사관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교민들도 대부분 가정과 일터로 돌아가 대지진 전 평범했던 일상을 서서히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그러나 “피해가 워낙 컸던 터라 복구 작업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국에서 보내온 도움의 손길을 일본 내 피해학교에 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경기도 가평군 가평초등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14일 성금 95만원을 보내왔다”면서 “13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장승초등학교 학생들이 공책과 필기구, 미술용품이 담긴 구호품 7상자를 택배로 보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들 물품과 성금을 15일 오전 미야기(宮城)현 이시노마키(石卷)시 오카와(大川) 초등학교 학생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 학교는 전교생 108명 가운데 84명이 실종됐다. 김 원장은 지난 7일 일본 민단본부 회원과 함께 이시노마키시의 한 중학교를 찾아 구호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달 11일 지진 발생 후 20여일을 꼬박 영사관에서 보낸 김 원장은 하루 3∼4시간씩 쪽잠을 자며 영사관 직원과 함께 일했다. 영사관에서는 가족의 생사 확인을 위해 하루 200통 가까이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 응대를 맡았다. 또 교민·유학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각지에서 보낸 구호물품 관리를 담당했다. 김 원장은 “영사관 직원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피난민처럼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식음료와 휘발유를 구입하기 위해 3∼4시간씩 줄을 서던 풍경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매진’ 간판이 걸려 있던 편의점과 자판기에도 물건이 빼곡히 들어찼고 방사능 우려에 커다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때 200여명이 넘는 교민이 피난생활을 하던 센다이 총영사관에는 이제 두 가족만 남았다. 멍게 양식업을 하던 한귀련(56)씨 가족과 지진해일로 일본인 남편을 잃은 홍정임(42)씨가 그들이다. 홍씨는 출산을 앞둔 임신부라 영사관에서는 매주 홍씨와 함께 병원을 찾는 등 특별히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인 김 원장은 “조금씩 개선되던 한·일 관계가 최근 불거진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와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다시 경색됐다”며 “도움이 필요한 일본 학교와 구호단체를 연결해 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