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인터넷을 통해 문화예술계에 기부하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14일 국내에서 최초로 시행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아르코)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과 예술분야 기부의 활성화를 기원하는 ‘문화예술 나눔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연철 국립극장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박석희 한화손해보험 대표 등 문화예술계 및 정·재계 인사 70여명이 참석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익명의 다수 후원자들로부터 정해진 기한 안에 모금을 받아 예술가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모금을 원하는 예술가나 단체는 ‘크라우드 펀딩’ 홈페이지(fund.arko.or.kr)에 작품 계획을 올리고, 그 프로젝트에 공감하는 개인들은 카드나 ARS로 기부할 수 있다. 기한 안에 모금액이 달성되지 못하면 기부자들은 낸 돈을 돌려받는다.
현재 두 개의 프로젝트가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 중이다. 박기원 작가가 ‘예술가의 집’ 옥상에 떠오르는 태양을 형상화한 ‘SUN’이라는 작품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와 이원국 발레단이 6월쯤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 ‘돈키호테’를 공연하는 계획이다. 각각 500만원 모금을 목표로 다음달 13일까지 진행된다.
이원국 단장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은 돈은 의상 제작비로 쓸 예정”이라면서 “예술가들은 돈 문제에 있어서는 길을 찾지 못했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그 해답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광수 예술위 위원장은 “이번 펀딩이 성공할 경우 지원금이나 자체 후원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과 예술단체는 새로운 채널을 얻게 되고 대국민적으로도 소액 기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참여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5년간 총 51억9000여만원을 기부한 국민은행 등 16개 기업과 개인 기부자들이 감사패를 받았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익명의 다수 후원자로부터 문화예술 자금 조달 ‘크라우드 펀딩’ 국내 첫 시행
입력 2011-04-14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