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미래.’ 4·27 경기도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선택한 키워드다.
손 후보는 14일 IT(정보기술) 업체들을 찾아가 “IT는 한국경제의 미래”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보기 좋다” 등의 말을 반복하면서 한 표를 호소했다.
손 후보는 미금역 사거리에서 2시간 동안 출근인사를 마친 뒤 오전 10시30분 구미동 ‘네오위즈 게임즈’로 향했다. 연두색 넥타이에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그는 회사 측으로부터 명예사원증을 받고 사내를 돌았다.
손 후보는 네오위즈 최관호 사장 등과 게임업계 현황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뒤 직접 ‘퍼즐 버블’이라는 게임에 도전했다. 손 후보는 “이거 게임 실력이 다 뽀록(들통)나겠는 걸”이라고 농담을 던진 뒤 컴퓨터 앞에 앉았다. “(모니터를 가리키며) 오른쪽 벽을 이용하세요.”(최 사장) “이거 잘 안 되네. 공기방울 색깔은 바꿀 수 없나.”(손 후보) 최 사장의 ‘코치’를 받으며 자못 진지하게 게임에 임한 손 후보는 무난한 실력을 선보이면서 레벨 1단계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는 이어 회사 직원 10여명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하며 담소를 나눴다. 직원들이 “아이패드는 잘 쓰시느냐”고 묻자 “주로 뉴스를 본다”며 즉석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한 남자 직원이 “요즘 몇 시간이나 주무세요”라고 물어보자 “아무 때나 잔다. 이야기를 하다가도 잠든다”고 답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기 위해,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IT산업의 도전정신을 통해 희망찬 미래경제를 개척하자”고 말했다.
식사를 마친 손 후보는 정자1동을 찾아가 인터넷 포털 ‘네이버’로 유명한 NHN 본사 앞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나온 직장인들을 만났다. 그는 “안녕하세요. 손학규입니다. 인사 좀 드리겠습니다”라며 악수를 청했다.
일부 시민은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손 후보를 향해 흔들어줬다. NHN에 근무하는 김성헌(37)씨는 “트위터에 올리겠다”면서 스마트폰으로 손 후보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손 후보가 유세 첫날 공식일정으로 게임업체와 포털업체를 찾은 데는 분당구 내 근로자 1만5000여명이 IT업종에 종사한다는 점, 과거 경기지사 재직시절 벤처기업 단지인 킨스타워와 판교테크노밸리 등을 유치한 점 등이 고려됐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확인된 40대 이하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고, ‘IT와 친숙한 젊은 이미지’를 강조해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손 후보 측근은 “젊은층의 투표 여부는 손 대표의 당락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조용한 유세 전략을 택한 손 후보 측은 길거리 유세에서 민주당을 상징하는 녹색 사용까지 피했다. 20∼30대로 구성된 선거운동원들은 청바지에 흰색 상의를 입었고, ‘변화가 필요하면 손 잡아주십시오’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온통 흰색이었다. 손 후보는 지역주민센터 등을 돌아다닌 뒤 저녁에 미금역 주변을 찾아 퇴근길 주민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출정문에서 “국민이 행복한 나라, 중산층의 꿈, 꼭 이루겠다. 즐거운 변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성남=엄기영 기자 eom@kmib.co.kr
[4·27 재보선] 민주당 손학규 후보 “즐거운 변화 만들겠다”
입력 2011-04-14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