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일성 주석 생일(99회)을 하루 앞둔 14일 북한에서는 ‘김씨 왕조’ 우상화 열기가 절정에 달했다. 북한은 김 주석 사망 3주기인 1997년부터 4월 15일을 ‘태양절’로 명명하고 최대 명절로 기념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며칠 전부터 김 주석 관련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14일 새벽부터 만수대의 김 주석 동상 참배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해방 후 60여년 동안 김 주석 생가인 평양시 소재 만경대를 다녀간 사람이 1억2450만명이라고 전했다. 만경대를 참배한 사람이 한 해 평균 200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평양 거리 곳곳엔 김 주석의 선전화(畵)가 나부끼고, 김일성화(花) 모양의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다. 중국 민속무용단과 러시아 발레단, 프랑스 실내악단 등이 참가하는 친선예술축전을 비롯해 지역별로 축하행사가 열리고 있다. 북한 당국은 친선예술축전을 위해 전세기를 띄우고 러시아와 폴란드, 루마니아 등 옛 동구권의 문화예술계 인사 200여명을 평양으로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13일부터는 김일성화 축전도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성대한 불꽃놀이도 예고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도 축포야회(불꽃놀이)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2009년과 지난해 김 주석 생일을 맞아 대동강변에서 대규모 축포야회를 열었으며, 2009년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축포야회를 후계자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후계자 김정은 띄우기도 눈에 띈다. 100여명으로 구성된 조선국립교향악단이 봄 친선예술축전에서 김정은의 찬양가로 알려진 ‘발걸음’을 연주했고, 조선중앙TV가 이를 방영했다.
탈북자 단체들은 김 주석 생일에 맞춰 전단 살포를 예고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개 단체는 15일 오전 6시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 20만장을 날려 보낼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오전 11시에는 대북전단보내기 국민연합도 같은 장소에서 대북 전단을 날릴 예정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北, 김일성 생일 ‘태양절’ 맞아 김씨 왕조 3대 우상화 절정
입력 2011-04-14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