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8·오릭스 버펄로스)가 일본 무대 데뷔전을 갖는다. 15일 효고현 고시엔 구장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상대로 한 첫 등판이다. 박찬호는 12일 개막전 선발로도 거론됐지만 시범경기에서 잇단 보크 판정을 받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등판일자가 15일로 미뤄졌다.
박찬호는 개막일 홈페이지를 통해 “시즌 준비가 조금 길어졌지만 오히려 나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베테랑다운 여유를 보였고 13일에는 불펜 피칭을 소화하면서 구위를 가다듬었다.
박찬호로서는 셋포지션 때 정지동작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일본식 보크판정’에 대한 적응여부와 ‘현미경야구’로 불릴 만큼 세밀한 일본타자들의 성향에 적응해야 하는 이중과제를 안고 있다.
박찬호는 시범경기와 연습경기에서 6차례 보크판정을 받았다. 이 영향으로 투구밸런스가 무너졌고 개막전 선발경쟁에서 탈락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박찬호는 이후 제구력을 가다듬는데 집중적인 연습을 했고 무너졌던 투구밸런스는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격적인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달리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일본 타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오릭스 코치들 사이에서 박찬호가 일본무대에 쉽게 적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라쿠텐에는 박찬호가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왼손 강타자가 즐비한 것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라쿠텐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출신인 마쓰이 가즈오와 우투좌타 이와무라 아키노리를 영입해 타선을 크게 강화했다. 스위치타자인 유격수 마쓰이는 톱타자로 나서고 있고 3루수 이와무라는 6번 타자를 맡고 있다. 지난 시즌 팀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0.318)을 올린 좌타자 쓰치야 테페이가 3번, 지난해 0.290을 친 좌타 히지리사와 료가 2번에 배치되는 등 5명이 좌타자다.
이에 맞서 박찬호는 지난해 새롭게 장착한 구종인 컷 패스트볼을 왼손 타자 몸쪽으로 찔러넣어 승부구로 자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
메이저 출신 좌타라인을 넘어라… 박찬호 선발출격
입력 2011-04-14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