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이명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스를 방문한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박 전 대표는 올해로 수교 50주년이 되는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스를 방문해 3국 지도자에게 양국 발전에 대한 우리 국민과 정부의 의지, 기대를 전달하고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사 방문에는 한나라당 권영세 권경석 이정현 이학재 의원이 수행한다.
‘박근혜 특사’ 아이디어는 이 대통령이 직접 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3국 특사 문제가 논의될 당시 “박 전 대표에게 의사를 물어보라”고 지시했다. 정 수석은 3월 하순쯤 박 전 대표에게 의향을 물었고, 박 전 대표는 이달 초 특사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가 특사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이 대통령과의 ‘잠정적 휴전’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뜻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가능하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21일 청와대 단독 회동에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청와대로부터 특사 제안을 받은 이후인 지난달 31일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 유감스럽다”고 이 대통령의 공약 파기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날인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 입장을 이해한다”고 진화했다. 박 전 대표가 이후 이 대통령의 특사 제안을 최종 수용한 셈이다.
박 전 대표가 출국 전에 이 대통령과 만날지도 주목된다. 특사는 대통령을 만나 외국 정상들에게 전할 친서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박 전 대표는 2009년 8월 유럽연합(EU) 헝가리 덴마크 특사 방문과 2008년 1월 중국 특사 방문(당시는 당선인 특사) 때는 사전 면담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출국 전 청와대에 들어올 경우 이는 4·27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사람이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회동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박 전 대표 측은 특사 방문은 국익 차원이며, 정치 현안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서실장격인 이학재 의원은 “정치 현안과 과도하게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또 사전 회동 제안은 없었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남도영 김나래 기자 dynam@kmib.co.kr
박근혜 3번째 특사… MB와 ‘잠정 휴전’한 듯 출국前 면담 여부 주목
입력 2011-04-14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