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하늘색 편지

입력 2011-04-14 18:44
심호택(1947~ )

열일곱, 첫눈 오던 날이었다

잠시 빌리자던 찬송가 책갈피에

하늘색 편지가 들어 있어

성가 연습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전등 매달린 전봇대 아래서

읽어볼까 하다가 참았다

아꼈다 보려고 집으로 달렸으나

가서도 이내 뜯어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