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4호기 내부 수조에 있는 사용후 연료봉이 일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전력은 4호기 수조의 물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분석해 연료봉이 대부분 정상 상태이나 일부는 손상된 사실을 밝혀냈다고 13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용후 연료봉의 손상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압력·격납용기에 둘러싸인 1·2·3호기 원자로 안 연료봉 손상이 예상됐고, 여기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4호기 수조에는 사용후 연료봉 1331개가 들어 있다.
한편 일본이 12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급을 최악 단계인 7등급으로 올린 데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2차 피해자만 수천명이 숨진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동일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 사고 정도를 일반인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1989년 만든 등급 체계다. 그러나 등급 부여는 IAEA가 아닌 사고 당사국 정부나 원전 운영업체 등이 자의적으로 한다. INES 등급만으로 사고의 심각성을 따지기엔 무리다.
데니스 플로리 IAEA 사무차장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체르노빌 사고는 원전 가동 중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화재도 며칠간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원자력공사 사장은 “사고 등급 상향은 경제적 문제와 더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자연재해여서 보험을 통한 보상은 받을 수 없지만 국내법에 따라 정부에 의한 손실 보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진행 중인 데다 방사성 물질이 계속 배출되고 있어 체르노빌 사고보다 덜 심각하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일본 정부는 사고 등급을 격상시키면서 정작 바다 오염은 산정 요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1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지금까지 유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을 37만 테라베크렐(T㏃), 원자력안전위원회는 63만 T㏃로 각각 산정했으나 모두 바다로 방출된 고농도 오염수는 산정 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제1원전 반경 20㎞ 안팎의 피난구역 주민들에 대한 집단이주를 추진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간 총리는 마쓰모토 겐이치(松本健一) 내각관방특보를 만난 자리에서 “피난구역엔 향후 10년이나 20년간 사람이 살 수 없게 됐다”며 “도시 중심부는 독일의 전원도시 등을 모델로 해 재건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특보는 피난구역 주민 이주를 위해 후쿠시마현 내륙 지역에 5만∼10만명 규모의 환경도시 건설을 제안했었다.
김영석 기자
日원전 4호기 사용후 연료봉 일부 손상
입력 2011-04-14 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