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시노마키시 인근 유락관 건물. 이재민 10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이곳 단상 앞으로 말쑥한 차림의 한 남성이 세 개의 플루트를 들고 올라섰다. 각각 금, 은, 목재로 만든 플루트였다.
남성은 악기의 이름과 소재를 설명하면서 나무 플루트에 대해 “며칠 전 일부가 떨어져 접착제로 붙였지만 세 개 중 가장 높고 고운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을 만난 여러분들은 고장난 나무 플루트와 같다”며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면 금과 은보다 더 귀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남자는 드라마 ‘허준’과 ‘이산’의 배경 음악을 연주한 플루티스트 송솔나무(34·사진)씨였다. 이날 연주회는 일본 지진 피해 주민을 위한 공연으로 요한동경교회 구호팀과 동행하며 주민들을 위로했다.
송씨는 연주회에서 자신이 작곡한 ‘내 고향’을 비롯해 ‘이산’ 주제곡, 찬송가 등을 연주했다. 이재민들은 이산 음악이 연주되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많은 주민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일부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연주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송씨가 공연에 나선 것은 지난해 열린 일본 코스타와 지난 1월 센다이 시민회관에서 콘서트를 가지면서 일본과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쓰나미로 센다이 공항이 물에 잠기는 것을 보고 위로하러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대피소 5곳을 돌며 연주했고, 이달 11일부터 한 주 동안 이시노마키시 일대 15개 대피소에서 공연하고 있다.
그는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이 음악을 듣고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며 “음악과 함께 전하는 복음을 통해 일본인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플루티스트 송솔나무씨 위로공연… “내 연주가 이재민들에게 힘이 됐으면…”
입력 2011-04-13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