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계 미국인 또 억류… 사업가로 2010년 11월 붙잡혀

입력 2011-04-13 18:32
미국인 1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인 1명이 북한에 들어간 뒤 현재까지 억류돼 있다”면서 “억류된 미국인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석방해 주길 북한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이 미국인을 국제인권법에 따라 처우해 줄 것”을 요구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미국인 억류가 아주 최근 발생했으며,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면담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 억류 경위나 미국인 신원에 대해서는 사생활보호를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또 “그가 북한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북한 국내법상 어떤 위법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CNN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억류된 사람이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이며, 억류 시기는 지난해 11월이라고 보도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억류 미국인이 이달 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 때 석방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은 이런 일에 전문가”라고 말해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된 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이번이 네 번째다. 북한은 지난 몇 년간 억류 미국인 석방을 미국과의 관계 개선 기회로 삼으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정치적으로 무게 있는 인사들을 파견한 적은 있으나, 인도적 차원의 석방과 북·미 관계개선은 철저히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해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달 말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카터는 한반도 비핵화 논의 재개와 한반도 평화협정, 대북 인도주의 지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미국인 아이잘론 곰즈가 불법입국죄로 북한에서 8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을 때 카터가 평양에 가 석방시켰다.

2009년 말엔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로버트 박이 불법 입국으로 체포된 뒤 40여일 만에 풀려났다. 또 2009년 3월엔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가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된 뒤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뒤 억류 140일 만에 풀려났다.

북한은 카터와 김 위원장의 면담 뒤 억류 중인 미국인을 풀어줄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에 관계개선을 위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