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외규장각 도서 297권 가운데 1차 반환분 75권이 14일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 502편을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강화도에 있던 외규장각에서 약탈해간 지 145년 만의 귀환이다.
프랑스 파리 드골공항에서 13일 오후 8시10분(현지시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외규장각 도서는 5개의 유물박스에 담겨 운송된다. 75권의 의궤는 산성에 노출되지 않도록 낱권당 중성지로 여러 겹 꼼꼼히 포장을 마쳤다고 국립중앙박물관은 밝혔다.
의궤가 국내에 도착하면 통관 절차 등을 거쳐 무진동차에 실려 오후 4시쯤 향후 보관장소인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다. 이어 기후 적응 기간을 갖기 위해 유물박스에 담긴 그대로 항온·항습 시설을 갖춘 수장고의 격납실로 들어간다. 포장은 24시간이 지난 15일 컨디션 체크를 거쳐 풀게 된다.
나머지 의궤는 5월 3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모두 돌아온다. 박물관 측은 “2·3·4차의 반환 일정도 모두 확정됐으나 프랑스 측의 입장도 있고 해서 미리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4차는 대한항공, 3차는 아시아나항공으로 운송되는데 총 운송비는 3000만원 정도로 전액 정부에서 지불한다.
5년 임대 갱신 조건으로 반환되는 외규장각 의궤는 1993년 9월 15일 돌아온 ‘휘경원원소도감의궤’처럼 소유권이 프랑스에 있기 때문에 박물관의 ‘유물등록대장’과 ‘유물등록카드’에는 오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외규장각 반환소송을 주도했던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합의문 1조에는 ‘5년 단위의 대여’라고 명기돼 있는데도 우리 정부가 영구 임대라고 잘못 번역하고 있다”면서 “프랑스어 원본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방선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관은 “추후 프랑스 측과 합의가 이뤄지면 약정서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외규장각 도서 1차분 75권 귀환… 공항서 무진동차로 특별수송
입력 2011-04-13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