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이 공식 외교석상에서 행사용 펜을 호주머니에 슬쩍 후무리다가 들켜 세계적으로 조롱받고 있다.
클라우스 대통령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지난주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탁자 위에 비치된 펜을 주머니에 넣었고 이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유튜브 사이트에서 인기라고 A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영상에서 클라우스는 펜을 케이스에서 꺼내 구석구석 살펴본 뒤 슬그머니 펜을 쥔 손을 단상 아래로 내렸다. 그가 양손을 다시 들어올렸을 때는 빈손이었다. 클라우스는 양복 단추를 채우고 빈 케이스를 닫고 나서는 장난기 섞인 웃음까지 지었다. 옆자리 피녜라 대통령은 그를 환영하는 연설 중이었다.
펜에는 보석에 버금가는 청금석(靑金石)이 박혀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지자 클라우스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며 전과(前過)까지 털어놨다. 그는 “지난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펜을 집어왔다. 라트비아 의회에서는 메모지를 가져왔다”며 “일반인도 다 하는 일 아닌가”라고 되레 의아해 했다.
칠레 정부 대변인은 “대통령 손님은 누구나 공짜로 펜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체코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대통령에게 펜을 보내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외교석상서 행사용 펜 슬쩍… 체코대통령 “딱 걸렸네”
입력 2011-04-13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