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허재의 벽’ 뛰어넘을 절호 기회”-허재 “챔프전 끝날때까지 인연끊겠다”

입력 2011-04-13 18:12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는 날까지 인연을 끊고 살겠다.”

전주 KCC 허재 감독과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은 1년 터울의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중앙대와 실업팀 기아에서 함께 뛰며 국내 농구를 평정한 바 있다. 사이좋은 두 감독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이들은 16일부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다. 양 감독은 13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나란히 “반드시 이기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허 감독은 “올해는 공교롭게도 친한 후배와 챔프전을 치르게 됐다”면서 “어느 때보다 신경을 많이 써서 선후배를 떠나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강 감독은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 챔프전에서 반드시 뛰어넘겠다”고 화답했다. 강 감독은 “허 감독을 이긴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런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른다. 나한테는 허재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절친한 사이임을 의식, “인연을 끊겠다”는 말도 나왔다. 허 감독은 “강 감독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인연을 끊자고 해서 그렇게 할려고 한다. 시즌이 끝나고 같이 밥을 먹겠다”고 밝혔다. 이에 강 감독은 “챔프전을 하는 2주 동안 (허 감독과) 정을 끊어야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두 감독은 챔프전의 키 플레이어로 각각 하승진과 윤호영을 뽑았다. 허 감독은 “하승진이 얼마나 벤치에 앉아있지 않고 코트에 들어설 수 있느냐가 승부처”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윤호영이 쉬는 기간 부상을 털고 챔프전에서 얼마나 자기 역할을 해주느냐이다. 윤호영이 잘해주면 여러 옵션이나 해법을 발견해 부족한 공격력을 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챔프전은 접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KCC 센터 하승진은 “7차전까지 갈 것 같다. 우리가 정규시즌 전적이 5승1패로 앞서있지만, 내 기억으로는 쉽게 이긴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동부 김주성도 “KCC는 워낙 선수들이 좋기 때문에 최대한 7차전까지 가서 승부를 보고 싶다. 많은 게임을 해야 경기를 보시는 분들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