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의 여파로 현대카드도 내부 서버와 데이터베이스(DB)를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나섰다. 현대카드는 당초 별도의 서버에서 고객을 관리한다며 안전에 대해 호언장담했지만 고객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으면서 일부는 회원 탈퇴를 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역시 현대카드의 주장이 사실인지 등에 대한 검사를 검토 중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8일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이 알려진 뒤 해킹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피(IP)로 현대카드에 침입한 흔적이 없는지, 서버와 DB에 다른 침입 흔적이 없는지 등을 살폈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지만 금융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고객정보를 따로 관리하고 있고 서버도 물리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를 사는 고객 대부분이 현대카드를 이용하고 현대캐피탈에서 할부를 받는 구조라 고객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여전히 고객들은 의구심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점검은 혹시 모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벌였다”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만약 42만명의 현대캐피탈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번 해킹 사건이 업계 3∼4위를 넘나드는 현대카드로까지 번지게 될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현대카드 회원은 약 900만명으로 현대캐피탈(180만명)의 5배에 달하며 카드사에는 각종 신용정보가 축적돼 있다. 때문에 고객 중에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회원을 탈퇴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부터 특별검사에 들어간 현대캐피탈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현대카드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캐피탈이 초점이므로 캐피탈을 검사하고 나서 필요하다면 카드도 IT 정보 관리 부분에 대한 검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소비자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대캐피탈은 수사를 핑계 삼아 자료공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감추지 말라”며 “해킹 여부, 고객정보 암호화와 패스워드 문제, 고객 몰래 회원을 가입시킨 문제 등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현대카드, 서버·DB 긴급 점검… “문제없다”
입력 2011-04-13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