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또 한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박지성은 13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 2차전 합계 3대 1로 4강에 진출해 트레블(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우승)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7일 1차전에 이어 박지성을 선발 출전시켰다. 1차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최강 미드필더진을 보유한 첼시를 효과적으로 봉쇄했고, 큰 경기에 강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 21분 상대 수비수 존 테리와 공중 볼을 다투다 왼쪽 눈두덩 부위가 찢어진 박지성은 핏빛투혼에도 결정적인 골로 퍼거슨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지성은 후반 32분 디디에 드로그바에 동점골을 허용해 자칫 경기 흐름이 첼시쪽으로 기울 수 있는 상황에서 1분도 되지 않아 긱스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로 연결시켰다. 챔피언스리그 4번째 골이자 자신의 시즌 7번째 골이었다.
박지성은 유럽 무대에 진출한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003년 PSV아인트호벤 시절 AC밀란과 맞대결한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려 프리미어리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을 비롯해 AC밀란, 아스널 등 강호와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했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큰 경기에서 득점하는 기록을 이어갔다”며 “정말 환상적인 마무리였다”고 칭찬했다. 영국 언론 역시 박지성의 활약에 주목했다. BBC 스포츠 인터넷판은 “박지성이 첼시를 유럽 밖으로 던져버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지성의 활약을 전했고, 스카이스포츠도 박지성에게 에르난데스, 루니와 함께 가장 높은 평점 8점을 부여했다. 박지성은 경기 후 병원으로 가 눈 부위를 세 바늘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박지성은 간단한 수술이어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박지성, 환상 왼발슛 유럽을 관통하다… 맨유 챔스리그 4강 진출
입력 2011-04-13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