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처럼 ‘생명밥상’… 현미와 봄철 채소로 만든 건강 식단 제안

입력 2011-04-13 18:06

성경 속의 아담은 930세까지 살았다. 노아를 낳은 라멕은 777세까지 살았으며 노아는 950세까지 살았다. 하지만 이후 수명이 급격히 떨어졌다. 아브라함은 175세, 이삭은 180세에 죽었다.

이유가 뭘까. 채식을 강조하는 이들은 육식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고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먹거리로 주셨다. 하지만 창조주는 노아의 대홍수 이후 육식도 허락하셨다. 그러나 인간은 수명이 대폭 단축되는 부작용을 감수해야만 했다.

채식주의자들은 식단을 바꾸면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채식은 인간이 가공하지 않은 자연식을 말한다. 우리 밥상에서는 현미밥과 제철에 나는 채소가 대표적이다.

산과 들에 봄나물이 한창이다. 현미에 제철 봄나물로 건강식단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MBC 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다’로 유명해진 ‘현미밥 채식’의 저자 황성수 박사와 국내 1호 ‘채소 소믈리에’이자 ‘현미채식밥상’의 저자인 김은경씨의 도움말로 봄철 ‘건강밥상’을 알아봤다. 황 박사는 채식의 분명한 효과가 성경에도 나온다면서 열흘 동안 채식을 먹고 얼굴이 좋아진 다니엘을 소개했다. 다니엘은 포로중에 리더로 선발돼 느부갓네살왕의 음식과 포도주가 제공됐지만 채식만 먹었다. 그런데도 열흘 후 얼굴이 더욱 아름답고 살이 더욱 윤택하여 왕의 음식을 먹는 다른 소년들보다 더 좋아졌다고 다니엘 1장 15절에 나온다.

■현미와 백미는 하늘과 땅 차이

현미는 자연식의 기본이다. 백미로 가공하기 전 상태가 현미다. 현미와 백미는 같은 쌀이지만 영양학적으로 크게 차이난다. 둘은 탄수화물의 함량만 비슷할 뿐 칼슘 철 치아민(비타민 B1) 불포화지방산 등에서 현미가 월등히 높다. 현미는 섬유질이 많아 변비 예방에 좋고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또 고혈압과 당뇨, 심뇌혈관질환을 개선시킨다. 이 섬유질은 대장암, 담석도 예방한다. 현미는 다이어트에도 좋다. 포만감을 줘 먹는 것을 자제시킨다. 현미는 건강과 생명의 비밀을 품은 씨앗이다. 반면 씨눈과 속껍질을 깎아낸 백미는 생명이 사라진 죽은 씨앗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현미는 밥 짓기가 까다롭다. 현미밥은 본래 찰기가 없고 꼬들꼬들해 먹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8시간 정도 물에 불려 부드럽게 해야 한다. 또 압력솥 사용이 필수다.

하지만 맛을 들이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 현미의 속껍질에는 미네랄, 씨눈에는 지방성분이 있어 고소한 맛을 낸다. 일주일만 꾸준히 먹으면 깊은 맛을 알 수 있다.

■시장에 나온 채소, 제철인지 확인하자

겨울철에는 간 기능이 저하되기 싶다. 춥기 때문에 옷을 껴입어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키지 못한다. 땀도 안 흘린다. 자연히 몸에 독소가 쌓이면서 간 건강을 위협한다. 그래서 봄에는 간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런 음식이 바로 봄철 채소다. 건강에 필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채소를 먹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인 것이다. 대표적인 봄철 채소다.

<유채> 3∼4월 제주, 남부/비타민 C, 칼슘, 철, 엽산이 풍부하다. 매운맛이 나는 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항산화 효과가 있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죽순> 4∼5월 경남 거제, 전남 담양/비타민 B군, 식이섬유, 칼륨, 엽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변비에 좋고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두릅> 4∼6월 울릉도, 경북/항암 효과가 있는 쌉싸래한 맛의 클로로겐산이 들어 있다.

<양파> 4∼5월, 10∼12월 전남 무안/비타민 B1·B2·C, 칼슘, 아연,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항산화작용을 하는 퀘세틴이 들어 있다.

<아스파라거스> 5∼6월, 강원 홍천/아스파라간산, 베타카로틴, 비타민 B·C·E, 칼슘,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식이섬유나 올리고당이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쑥> 3∼4월, 경기 강화/다른 채소에 비해 비타민 A·C 양이 월등하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와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다. 따뜻한 성질을 지녀 간, 위장, 신장에 특히 좋다.

<셀러리> 3∼5월, 8∼10월, 경기, 고랭지/셀러리 향을 내는 아피올은 정신 안정과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

■다양한 봄 채소로 만난 건강식단 제안

식단1: 달래간장 콩나물 현미밥, 죽순 두붓국, 더덕 새송이버섯, 고추장구이, 죽순 견과류 볶음

①달래간장 콩나물 현미밥: 아삭거리는 콩나물 현미밥에 쌉싸래한 매운맛의 달래간장을 곁들이면 봄의 별미.

-재료(2∼3인분) 현미찹쌀 1컵, 현미 1컵, 콩나물 200g, 팽이버섯 ½단, 오이 ½개, 들기름 ½큰술, 소금과 후추 약간, 멸치육수 2컵, <달래장> 다시마국물 3큰술, 간장 2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다진 달래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깨소금 2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콩나물 머리와 꼬리를 떼고 데친다.

-오이는 길게 돌려 깎아 채 썰고 소금물에 살짝 절인다. 데친 콩나물, 팽이버섯은 들기름에 버무려 볶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현미찹쌀, 현미는 물에 불려 멸치육수로 밥을 짓는다.

-밥의 뜸을 들일 때 오이, 콩나물, 팽이버섯을 넣는다.

-달래는 잘게 다져 양념장을 만든다.

식단2: 참나물 도라지무침, 봄나물 두부 현미 김밥, 쑥두부 완자탕, 감자옷 입힌 죽순전

②참나물 도라지무침 : 도라지의 쌉싸래한 맛이 참나물의 향긋함과 잘 어울린다. 도라지의 쓴맛은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주면 빠진다.

-도라지 100g, 참나물 50g, 소금 2작은술, 실파 2뿌리, 고춧가루 2작은술, 유기농 설탕 2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다진파 1작은술, 식초 2작은술, 참기름 ½작은술, 통깨 1작은술, 소금 ⅔작은술

-도라지를 가늘게 찢고 꽃소금으로 문질러 쓴맛을 없앤다.

-참나물을 다듬어 3∼4㎝로 자른다.

-도라지는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 간을 배게 하고, 먹기 직전 참나물을 넣어 버무린다. 실파로 장식한다.

식단3: 취나물밥, 황태 콩나물국, 참나물 도라지무침, 두부마요네즈 방풍나물무침, 햇양파 당면냉채

③취나물밥 : 잎이 부드러운 새순 봄취로 봄기운을 넣어주는 식단이다.

-불린 현미 2컵, 물 2컵, 취나물 100g, 된장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파 1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깨소금 약간, <양념장> 고추장 3큰술, 간장 1작은술, 물⅔컵, 조청 2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견과류 3큰술, 참기름 1큰술

-취나물은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분 정도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다.

-된장, 참기름, 다진파와 마늘, 깨소금으로 양념한 후 현미와 밥을 짓는다.

-양념장의 견과는 팬에 살짝 볶아 곱게 다진다.

-고추장, 간장, 물, 조청, 다진마늘을 넣고 약한 불로 끓이면서 볶다가 되직해지면 참기름과 견과류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취나물밥이 완성되면 양념장과 함께 낸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