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 목사 “역사는 현재의 우리에게 미래의 해답을 보여준다”

입력 2011-04-13 17:48

개신교의 역할을 왜곡·축소한 역사교과서 문제, 특정 종교의 종교편향 문제(템플스테이, KTX 역사명칭) 등 한국교회 이슈가 나올 때마다 역사적·이론적 대응논리를 제공한 곳이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였다. 연구소는 한국교회 내 몇 안 되는 ‘싱크탱크’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1997년 설립된 연구소는 서울신학대학교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세미나 개최와 자료집 발간 등 왕성한 활동으로 한국교회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있다.

이렇게 연구소가 활발하게 일할 수 있었던 비결은 40여 교회의 재정 후원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1억원을 쾌척한 이종기(65) 남군산교회 목사와 같은 후원자는 보이지 않는 ‘버팀목’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교회 창립 40주년을 맞았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어떻게 하면 조국 교회를 섬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연구소의 시설과 인력 확충에 도움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1억원만 있으면 내년 건립되는 서울신대 100주년기념관에 82㎡의 공간을 배정받을 수 있다고 해요.”

이 목사는 전북 군산에서 850여명의 성도들과 함께 장학금 지급, 고아 후원,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으로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다. 교회 창립을 맞아 이례적으로 연구소 발전기금 기탁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이 목사의 이력과도 관련돼 있다. 그는 79년 서울신대에서 한국교회사를 전공으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목사는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과거에만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라며 “오늘날 목회자들이 도덕적으로 무너지고 교회가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것은 결국 역사의식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명수 소장은 “이 목사님은 76년 전주에서 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친분관계를 맺고 지속적인 도움을 줘왔다”면서 “특히 90년대 이후 성결교 역사 연구와 한국교회사를 연구하는 데 적지 않은 후원을 해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박 소장은 “전국 교회의 후원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국방 등과 관련된 한국교회의 현안을 점검하고 대정부 요청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발표할 예정”이라며 “특히 한국교회가 다종교사회 속에서 기독교 정체성을 지키며 성장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후원금으로 한국교회 역사자료실과 세미나실을 구축할 예정이다(ismc.or.kr).

부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