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지상의 양식을 위하여

입력 2011-04-13 18:03

우리는 잡담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삽니다. 불필요한 언어와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비눗방울처럼 허공에 날립니다. 어쩌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죽이는지 모릅니다. 하지 말아야 할 언어도 서슴지 않고 뱉으며 참견하지 않아야 할 타인의 삶까지 너무 쉽게 간섭합니다. 이는 타인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언어의 폭력이지요.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성찰입니다. 성찰은 독서를 통한 타인과의 만남입니다. 대화란 타인과 만나야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책을 통한 대화야말로 타인과 접촉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침묵을 통한 타인과의 대화는 영혼과 정신을 맑게 해줍니다. 책은 인간의 보금자리처럼 때로 안온함과 평온을 부여하지요. 책 속에 드리워진 우리의 모습은 맑고 아름답게 빛날 것입니다. 빵보다 귀중한 지상의 양식은 마음의 영혼을 닦아줄 것입니다. 그래서 보석보다 소중한 지상의 양식을 독서를 통하여 만나야겠습니다.

글·그림=김영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