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시즌이 다가왔다.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은 물론 솔로들도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계절이다. 요즘 크리스천 커플과 솔로들은 어떻게 연애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지난 9일 결혼한 이경철(33·회사원)·이선주(33·회사원)씨 커플을 제외하고는 지난 2일 서울 부암동 CCC 데이팅 세미나에서 만났다.
우선 교회에서는 배우자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공통적인 대답이었다. 경기도 포천의 한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김이성(38·사회복지사)씨는 “교회에는 결혼 상대자가 될 만한 자매가 없다”고 토로했다. 윤문식(27·CCC 간사)·이현진(26·공무원)씨는 해외 단기선교에서 만나 내년쯤 결혼을 예상하고 있다. 두 사람은 “아는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하거나 헤어지면 공동체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꺼리게 된다”며 공동체 내에서의 교제가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이경철·이선주씨 커플은 친척과 친구 어머니의 소개로 만났다. 두 사람도 사람들의 눈치, 비슷한 연령대의 이성이 없는 점을 각각 교회에서 교제가 어려운 이유로 꼽았다. 김아름(여·28·고등학교 교사)씨의 경우는 교회 형제와 교제에 실패한 이후로 같은 교회 청년은 교제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고 있다. 김씨는 “헤어지고 나니 서로는 물론 교회 청년들 보기가 민망해 아예 교회를 옮겼다”고 고백했다.
크리스천의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크리스천만의 특징이 아닌 ‘사회적인 현상’으로 봤다. 이·이 커플은 “결혼을 하고 싶어도 직장이나 돈 문제 때문에 결국 늦어지는 것 같다”고 했고, 윤·이 커플도 “좀 더 좋은 배필을 찾거나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뒤에 결혼하겠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배우자로 김이성씨는 신앙, 성격과 함께 외모를 꼽았다. 배우자의 키가 더 작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아름씨는 신앙과 함께 비전을 중요하게 봤다. 결혼 후 선교사역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커플에게는 결혼 결심의 계기를 물었다. 윤·이 커플은 “기도와 말씀을 통해 확신을 얻었다”고 했고, 이·이 커플은 “양가 부모님들과 친구들의 격려가 결혼을 결심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연애나 결혼 상담자로는 결혼한 친구나 선배, 부모, 전도사, 목회자 사모를 꼽았다. 하지만 “부부생활이나 자녀 양육에 대해 결혼 전에 교회에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두 커플 모두 “없다”고 답했다. 크리스천의 결혼이나 가정생활에 대한 교육이 교회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는가”란 질문엔 당연하다는 답변들이었다. “당연히 때가 되면 해야 한다.”(이·이 커플) “사회의 가장 기본단위인 가정이 올바로 세워져야 하기 때문이다.”(윤·이 커플) “혼자보다는 둘이서 부족한 것을 메워줄 수 있다.”(김이성) “결혼은 하나님이 주신 특권이다.”(김아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크리스천 짝 구하기 힘든 이유 있었네… 크리스천 커플들의 결혼이야기
입력 2011-04-13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