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장용주 교수팀… ‘황사가 감기 유발·악화 주범’ 의학적으로 첫 입증

입력 2011-04-12 19:33
황사가 감기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처음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팀은 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와 황사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논문을 ‘흡입 독성학’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의료진은 사람의 코 점막에서 상피세포를 분리 배양한 후 이 세포들을 감기 바이러스·황사 노출군, 황사 노출군, 감기 바이러스 노출군, 대조군(정상 그룹)으로 분리해 감기 관련 염증물질(IFN-γ, IL-1β, IL-6, IL-8)의 복제율과 분비량을 측정했다. 이 염증 물질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방어 차원에서 복제와 분리량을 급속히 늘린다.

실험 결과, 감기 바이러스와 황사에 동시에 노출된 그룹이 정상 그룹보다 염증물질을 2∼3배 많이 복제·분비하는 것을 확인했다. 정상 그룹의 복제율을 100%로 봤을 때 황사 노출 그룹은 140∼175%, 감기 바이러스 노출 그룹은 123∼164%, 감기 바이러스와 황사에 동시 노출된 그룹은 151%∼337%의 복제율을 보였다. 염증물질 분비량 역시 황사와 감기 바이러스 동시 노출 그룹이 정상그룹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장 교수는 “특히 감기에 걸린 뒤 황사에 노출되면 단순히 감기에 걸렸을 때보다 바이러스 증식이 27.5배 많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면서 “황사가 감기 유발·악화의 주범인 것으로 확인된 만큼 황사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위생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