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에 대한 국내 기업 투자가 뜨겁다. 폴리실리콘은 빛을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물질이다. 태양광 발전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물질이기 때문에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린다.
대기업들이 폴리실리콘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태양광 발전 시장의 성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 등 후발업체가 진출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품 중 셀, 모듈은 진입장벽이 낮은 탓에 중국 업체들이 휩쓸고 있지만 폴리실리콘 분야는 국내 업체들과 미국의 햄록, 독일의 바커 등이 선두권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일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공정 등의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덕분에 순도 높은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다”며 “후발업체가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여수국가산업단지에 1조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정밀화학도 미국 MEMC와 함께 울산에 2013년까지 연산 1만t 규모로 생산 공장을 짓는다. 웅진폴리실리콘은 경북 상주에서 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준공식을 13일 연다. LG화학도 조만간 이 분야 투자 여부를 확정지을 방침이다.
그룹 총수들이 직접 폴리실리콘을 챙긴다는 점도 이채롭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관련 사업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13일 상주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태양광을 꼽았다.
이미 진출했던 업체들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 1위,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갖춘 OCI는 2012년 10월 2만t 규모의 4공장 건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공장이 완성되면 OCI는 이 분야 세계 1위가 된다. 또 추가적인 증설을 위해 2020년까지 새만금 지역에 1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3000t 생산능력을 갖춘 KCC도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13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가격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츠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해 들어 ㎏당 7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50달러선보다 40% 정도 오른 것.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격은 적정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이 시장 성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최근 결정된 투자로 인한 공급 과잉 현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
‘장밋빛’ 폴리실리콘(빛을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물질) 투자 열전 시작됐다
입력 2011-04-12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