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정치권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회의원 한 명 없는 신생정당을 이끌고 있는 유 대표가 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결국 승리를 이끌어 내자 새삼 ‘유시민의 파괴력’에 경탄의 눈길이 쏠리는 분위기다.
유 대표는 지난달 19일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4월 27일, 우리 국민참여당은 첫 번째 국회의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무명에 가까웠던 이봉수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지음으로써 자신의 공언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결정적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적지 않게 포진하고 있는 민주당과의 ‘친노(親盧) 적통’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뚜렷이 입증해 지지층 결집과 야권 내 입지를 좀 더 굳건히 할 수 있게 됐다. 원내 진입에 실제 성공한다면 10% 안팎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자신의 지지율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내년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미래 권력’으로서의 후광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유 대표에게 순풍만 불어 줄지는 미지수다. 우선 김해을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중립을 표방한 시민단체들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참여당 입장을 고집하는 모습이 부각됨으로써 당장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떴다방 정치” “연탄가스” 등의 신랄한 비난을 받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단일화 협상 당시의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유 대표를 향한 민주당 내의 전반적인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이번 협상 과정을 통해 유 대표에 대한 ‘안티’ 정서가 더욱 강해졌고, 이는 유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끊임없는 역풍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유 대표에게 0.96% 포인트 차이로 패해 후보 자리를 내줬던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분열의 깃발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고, 통합의 깃발로 싸워야만 승리할 수 있다”며 “‘알박기 정치’로는 작은 전투에서는 이길지 몰라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유 대표에게 충고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4·27 재보선] 유시민의 힘, ‘미래 권력’으로 이어질까… 김해乙서 ‘친노 적통’ 경쟁 비교우위 입증
입력 2011-04-12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