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2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만을 출석시킨 가운데 긴급현안질의를 벌였다. 최 장관은 지난 2월에 이어 4월 임시국회에서도 국회 및 여야 원내대표와 제대로 협의도 하지 않은 채 대정부질문에 불참했다. 이에 여야는 이례적으로 최 장관 1명만 따로 불러 긴급현안질의를 갖기로 합의했었다.
현안질의에선 ‘국회 단골 결석생’인 최 장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분풀이성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정부와 청와대 일각에서 국회를 무시하는 장관에 대해 칭찬하고 소신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냐”면서 “최틀러라는 별명이 있는 것을 아시느냐”고 따졌다.
이어 “장관이 참석한 국제회의에는 총 23개국이 참가했는데 장관이 11명, 나머지는 차관이 참석했다”면서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질의시간 10분 중 무려 8분을 ‘괘씸죄’ 추궁에 할애했다.
이에 최 장관은 “출장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국회를 무시한 적이 없다. 제가 생각할 때는 그 회의(에너지장관 회의)를 가는 것이 국가 신인도에 해를 안 주고, 그 회의에서 저희가 주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빠지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양해해 달라”고 거듭 몸을 낮췄다.
그러나 다른 의원들 역시 “잘한 일이냐”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며 쏘아붙였고, 사회를 맡은 정의화 국회부의장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에 국민이 걱정하는 상황에서 자리를 비운 것은 적절치 않은 것 아니냐”고 최 장관을 질책했다. 특히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의원들까지 중간중간 고성을 지르며 질타하자, 최 장관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 장관은 휴식 없이 2시간30분 가까이 선 채로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만 했다.
한편 최 장관은 “우리 원전이 북한 도발이나 테러 집단의 미사일, 비행기 공격에 안전하냐”는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 질문에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원자로 위 격납고는 파괴되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원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다만 안전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리1호기 수명을 연장한 것은 그냥 한 게 아니라 원전을 덮은 격납고를 빼고 거의 모든 부품을 교체했다”며 원전 폐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SK를 제외한 정유 3사의 기름값 인하와 관련,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 (재고가 소진되면) 가격 할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유성열 기자 jhhan@kmib.co.kr
괘씸한 崔… 여야, 본회의 불러 ‘뭇매’
입력 2011-04-12 22:18